호텔에서 조식을 일찍 먹고 8시까지 만나서 일정을 시작했어요. 조식은 식당이 제법 컸고 음식 가짓수도 많은 편이라 먹고 싶은 것들로 골라 먹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깔끔한 호텔 조식이라 마음에 들었어요. 바게트 빵부터 요거트, 과일까지 신선하게 잘 갖춰져 있었고 테이블도 넓어서 불편함이 없었어요.
하나투어 동유럽 패키지 여행의 5일 차 일정은 오전에 체스키크롬로프를 구경하고 오후에 프라하로 넘어가서 야경투어를 할 예정이에요. 원래는 모든 일정이 끝나고 호텔을 들어가지만 오늘은 호텔에 먼저 들려서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한 뒤 프라하 야경투어를 하기로 했어요. 야경투어가 끝나는 시간은 보통 9시 30분에서 10시쯤이고 호텔과 멀지 않은 거리여서 걸어서 다녔어요.
3시간 정도 걸리는 체스키크롬로프는 보헤미안의 협곡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중간에 한 번 휴게소를 들리는데 1유로를 넣으면 50센트가 티켓을 거슬러져 나오고 그 티켓으로 과자나 음료를 구매할 수 있어요. 1인당 1개의 티켓만 사용 가능하다는 점! 생각 없이 두 개를 같이 냈더니 안된다고... (머쓱)
점심식사 (꼴레뇨)
체스키크롬로프에 도착하자마자 꼴레뇨를 먹었어요. 점심식사로 먹은 전통음식인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꼴레뇨는 프라하의 음식으로 특별한 날 먹었다고 해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우리나라의 족발처럼 만든 음식인데 다양한 향신료와 함께 조리되어 촉촉한 식감이 대표적에요.
식전 음식으로 나왔던 수프부터 배부르게 느껴졌어요. 양이 엄청 많아서 다 먹지 못할 거라는 인솔자 언니 말이 맞았어요. 남는 게 아까워서 다 먹으면 본 메뉴를 못 먹는다는 말에 아쉽지만 적당히 먹고 말았어요. 방문했던 식당의 꼴레뇨는 잡내 하나 없이 정말 부드러운 식감이 최고였어요. 소스는 취향에 맞지 않았지만 양배추 샐러드는 괜찮았어요. 그냥 고기만 먹어도 충분히 맛있었지만요.
체스키크롬로프 성
식사 이후 체스키크롬로프 성으로 올라가 투어를 시작했어요. 현지 가이드를 만나 설명을 들으며 구경했어요. 체스키크롬로프는 체코 남부에 위치한 중세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해요. 역사적인 가치로 보면 다른 것과 비교하기 어렵고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도시예요.
체스키크롬로프 성은 고딕양식과 르네상스의 스타일로 지어졌고 처음은 방어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시간이 흘러 보수가 진행되면서 지금의 관광지가 되었어요. 성 내부는 역사적 의미가 담긴 전시물들과 수많은 방, 예쁜 정원도 있어요. 제일 신기했던 건 스그라피토라는 기법으로 멀리서 봤을 때 벽돌로 만든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만든 거였어요. 본체는 1,2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1성은 방어적인 기능을 중시했다면 2성은 화려하고 장식을 강조한 역할을 담당했어요.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그 매력이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것 같아요.
1 성과 이어지는 정원 부분에는 오래된 성탑이 하나 있는데 전망대가 있어 올라갈 수 있어요. 우리는 패키지여행이라 시간이 없지만 자유여행을 하는 분들은 꼭 들려보는 것 같아요. 낮은 건물들이 가득한 체스키크롬로프이기에 전망이 예쁘다는 후기를 들었어요. 여기 정원을 건너는 다리 한 쪽에 사람들이 붙어서 구경하는 게 있는데 그게 바로 곰이에요. 꽤나 오랫동안 있었다는데 언제부터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해요.
체스키크롬로프 역사지구
체스키크롬로프성 투어를 간단하게 하고 이어지는 역사지구도 같이 구경했어요. 성에서 역사지구로 나오는 길목엔 레드게이트가 있는데 귀족 가문 비테크의 상징이라고 해요. 여기가 정문이라 우리는 반대방향으로 투어를 진행한 셈이에요. 역사지구는 2명정도 지나다닐 수 있는 작은 골목길부터 많은 인원이 지나갈 제법 큰 골목길까지 아기자기하게 이루어져 있었어요. 건물들마다 색깔이 달라서 볼 때마다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체스키크롬로프 역사지구를 구경하면서 블타바 강이 흐르는 다리도 지나갔어요.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듯 구경하니까 시간이 어쩜 그렇게 빨리 흐르는지.... 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관광지인지 알 것 같았어요.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이어진 역사가 한 번 보면 계속 생각나는 느낌이에요. 인솔자 언니를 따라 세미나르니정원에서 망토다리와 체스키크롬로프성을 배경으로 인증샷도 찍었네요.
소보르노스티광장에서 40분 뒤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자유시간을 가졌어요. 이번 동유럽 패키지여행은 모든 관광지마다 자유시간을 받아 좋았어요. 주어진 시간 안에서 각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 좋아요. 저희는 가지 않았던 골목길도 걸어보고 음료 테이크아웃으로 굴뚝빵도 먹었어요. 야무지게 시간을 써서 뿌듯했던 자유시간! 체스키크롬로프는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덥진 않았어요. 더웠지만 땀이 나는 정도는 아니었고 그늘에 앉아있으면 시원하다고 느낄 정도였어요.
중세시대에 놀러 온 것만 같은 체스키크롬로프는 동화 마을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따뜻한 분위기의 색감들을 가진 건물들이라 그런지 다니면서 힘들다고 느끼지 못했어요. 광장 근처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두 팀이나 만났는데 한 팀은 출장 온 직장인들 같았고 한 팀은 보험회사에서 단체로 세미나를 온 거였어요. 다른 관광객들처럼 느긋하게 앉아 커피도 마셔보고 싶다는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네요.
3층으로 만들어진 아치모양의 망토다리는 요새로 만들었던 시기에 지어졌어요. 체스키크롬로프의 출입구를 담당하는 곳으로 여기를 기준으로 안과 밖의 느낌이 완전 달라요. 우리는 망토다리 상층에서 시작해서 아래로 내려왔지만 반대로 투어하는 분들도 있어요. 이렇게 체스키크롬로프 투어를 끝내고 2시간 넘게 가면 프라하를 만날 수 있어요. 그래서 체코여행을 오는 여행객들이 당일치기로 많이 방문한다고 하네요. 동유럽 패키지여행 5일 차 나머지 일정은 다른 포스팅에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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