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하나투어 동유럽 패키지여행의 4일 차 아침이 됐어요. 부다페스트에서 시작했던 여행은 비엔나를 걸쳐 잘츠부르크 지역으로 왔어요. 아침 7시 50분까지 만나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니 할슈타트가 나왔어요. 할슈타트로 가는 길은 너무나도 예뻤고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었어요. 맑은 하늘과 푸르고 넓은 초록색 들판과 산이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게 했던 장소였어요. 아주 가끔 보이는 집들은 스위스가 생각나게 했고 우리나라로 따지면 강원도 지역이랑 비슷했어요.
아주 좁디 좁은 터널을 지나고 나면 할슈타트 마을이 바로 있어요. 날씨가 너무 맑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고 기온은 다른 도시에 비해 아주 낮은 25도 정도였어요. 아침이라 매우 선선한 바람이 불어 살짝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는데 소금광산과 할슈타트 마을을 관광하면서 점점 더워졌어요.
할슈타트 소금광산
할슈타트의 소금광산은 기원전 5세기부터 운영됐다고 들었어요. 유럽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자원으로 단순한 조미료를 떠나 상업적 가치가 있어 금이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할슈타트 소금은 품질 좋기로 유명해서 마을 전체가 부유해졌고 광산 안에서는 채굴 도구와 유물들이 발견됐어요. 역사적인 장소로 부각되며 관광지까지 이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해요.
소금광산으로 가려면 푸니쿨라를 탑승해야 돼요. 마을 입구쯤에 있는 승강장에서 푸니쿨라를 타고 가는데 꽤나 가파른 경사여서 속도감이 많이 느껴졌어요. 저희는 하나투어에서 동유럽 패키지 여행으로 갔기 때문에 요금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푸니쿨라 가격은 왕복 30유로예요. 푸니쿨라를 타지 않으면 소금광산까지 트래킹으로 갈 수 있어요. 길이 잘 만들어져서 올라가는 게 힘들진 않지만 대부분은 푸니쿨라를 탑승한다고 했어요.
푸니쿨라 타고 올라가는 길에는 멀리 보이는 알프스부터 가까이에 있는 할슈타트의 호수가 잘 보여요.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초록의 산들과 맑은 호수를 구경하다보면 금방 소금광산 전망대에 도착해요. 전망대 입구에 도착하면 계단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야 전망대를 볼 수 있어요.
소금광산 전망대
소금광산 전망대의 첫 느낌은 압도당한다는 느낌이었어요. 경치가 예쁘다는 말보다 이게 자연이구나 싶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고 이게 현실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오면서 이미 많은 경치를 봤지만 그 기대감이 더 고조되는 전망대였어요.
전망대의 끝에는 인증샷을 찍느라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 근처에는 여러 개의 벤치가 있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아기자기한 집들이 푸른 산들과 잘 어우러져 그림 같은 모습이었어요.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면 그 시원함과 함께 머릿속에 복잡했던 생각들이 날아가는 느낌이 너무 평화롭게 느껴졌어요. 여름이라 햇빛이 강렬해 호수에 반사되는 걸 직접 보기가 힘들었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소예요.
이른 아침에 할슈타트에 오자마자 소금광산부터 갔던 이유는 방문객들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 전망대를 구경하기 위함이었어요. 인솔자 언니의 탁월한 선택 덕분에 우리 일행들이 전세 내고 놀러 온 느낌이었어요. 그렇게 내려오면 아까 탑승했던 곳에서 기념품샵이 있었고 거길 지나면 유료 화장실을 갈 수 있었어요. 동전 교환기가 있어 편하게 이용했고 유료로 화장실을 이용하면 티켓을 주는데 그 티켓으로 기념품 구매가 가능하니 꼭 챙기세요.
할슈타트 마을 투어
할슈타트 마을은 오스트리아에서 제일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에요. 알프스의 산맥에 맞닿아 그림 같은 풍경이 장관인데요. 특히 옛 어느 달력이나 컴퓨터 배경화면으로 많이 보셨을 법한 경치예요. 호수와 산이 자연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놀러 온다고 해요.
할슈타트 마을은 여전히 주민들이 지내고 있기에 큰 소란을 피우면 눈치 받기 십상이에요. 사계절 내도록 방문객이 끊기지 않아 불만인 사람들도 많다고 한국인의 모범을 위해 피해 주는 일이 없길 바란다는 말을 꼭 당부했어요.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 작은 골목길부터 아기자기한 집들이 너무 예뻤어요. 오스트리아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과 매력적인 색깔의 조합들이 인증샷을 찍지 않을 수 없었어요.
1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을 줘서 원래는 커피를 마시려고 했지만 햇빛이 강렬해 외부에 앉기 싫어서 그냥 빵만 사 먹었어요. 빵은 생크림이 가득 들어있었는데 생크림을 싫어하던 신랑도 이 빵은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원래 생크림 케이크도 안 먹는 사람인데 너무 부드럽다며 또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ㅎㅎ 마을을 한 바퀴 돌고 건너편에 있는 마트에 들러 시원한 음료까지 사 먹어도 시간이 남아 모이는 장소 근처에 자리 잡고 앉아 놀았어요.
할슈타트 마을은 전체적으로 매력적인 장소였어요. 호수를 따라가며 마을을 구경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도 했고 느긋한 산책으로 시간을 보내는 게 마음이 편안하게 느껴졌거든요. 특히나 날씨가 한몫을 더해 예쁘게 보인 것 같아요. 물론 소금광산 전망대를 갔을 때만 해도 선선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좋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햇빛이 내리쬐서 정수리가 따끔거리는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그늘에 들어가면 또 추워서 카디건 입어야 했던 가늠하기 어려웠네요.
점심식사, 송어구이
동유럽 패키지여행의 4일차 할슈타트에서 먹는 점심식사는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는 Gasthof zur POST였어요. 여기는 호텔이자 레스토랑인 곳이었는데 건물도 예뻤지만 음식 맛도 괜찮은 곳이었어요. 예전에 다른 동유럽 여행을 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라 맛있게 식사했어요. 식전 스프부터 본 요리였던 송어구이, 디저트까지 깔끔하게 먹었네요.
샐러드와 감자가 곁들여진 송어구이는 비주얼만 봤을 땐 제 스타일이 아니라고 느껴졌는데 생선 본연의 고소한 맛에 새콤한 샐러드가 잘 어울렸어요. 레몬을 뿌려서 먹는 분들도 있었고 한국이 스타일에 맞춘 고추장이 있어 거기에 찍어 드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식당의 아늑함과 맛있었던 식사까지 만족스러웠던 점심이었어요. 동유럽 패키지 여행 4일 차의 오후 일정은 다른 포스팅에서 이어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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